온 교우들에게 우리 주님의 은혜와 평안으로 문안합니다.
이번 주일은 교회력의 시작인 ‘대림절’(待臨; Advent)입니다. 대림절은, 주님이 오심을 기다리는 교회의 절기로, 성탄절로부터 4주를 거슬러 올라가는 주일을 대림절로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주님을 기다리는 이유를 생각해볼만 합니다. 사람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알고 보면, 결국은 완전치 못한 세상, 불평등한 세상, 상처 난 영혼, 고난과 낙망, 무거운 어깨의 짐을 해결하실 분은 오직 그분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대림절은 부활을 기다리는 사순절처럼, 절제와 기도를 통해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실제로 교회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 때가 되면, 모든 교인들에게 금식을 선포하고 회개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일정한 시간 동안 참회를 하도록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이 때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몸을 치장하거니 꾸미는 육신의 일이 아니라, 빛 아래서 행동하듯 항상 언어와 행동에 절제가 있고, 누구를 대하든지 겸손히 대하며,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소망 가운데 기도하며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겉치장을 하기 보다는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고, 우리의 신앙생활을 점검하고, 주님 오실 이 교회의 영적 상태를 돌아보며 회개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직시하며, 미래를 소망하는 것이야 말로 참다운 성탄의 기다림, 대림의 참 뜻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강단 앞에 놓인 대림환에 매주일 한 개씩 초를 켜 나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불을 하나씩 밝히면서 우리 가까이 오시는 그리스도 예수를 소망하게 될 것입니다. 대림절이 되면 모든 기독교인들은 세 가지 오심, 즉 과거, 현재, 미래에 오시는 주님에 주목했습니다. 첫째로, 이미 2천 년 전 베들레헴에 오신 주님을 주목했습니다. 두 번째로, 지금 이 순간, 말씀과 성례전(세례와 성찬)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에게 주목합니다. 세 번째로, ‘이제 곧 오실 미래의 주님’, 즉 종말의 주님을 우리는 기다립니다. 이 세 기다림이야말로 주님 오시는 날을 기다리는 성도들의 자세입니다.
그런데 기다린다는 말을 가만 생각해 보면, 오시는 분을 내 맘대로 할 수 없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계획한대로 모든 미래가 열린다면야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실상은 그렇지 않지요. 그 때문에 절망도 하고 시련도 겪게 됩니다. 하지만 또 돌아보면 내 뜻대로 안 되었다고 해서 모두 실망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때로는 당시엔 참 아프고 쓰라린 일이었지만, 십수년이 지나고 돌아보면, 풋풋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있기도 하고, 때로는 그 때 일이 외려 감사하게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또 신앙의 눈으로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면, 오히려 지나간 과거 속에서 하나님의 계획과 동행하심을 깨닫게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기다림과 설렘의 절기인 대림절에 주님의 위로가 넘치시기를 바랍니다.
주님 안에서,
김 철 목사 드림
덧) 예배의 시간과 장소는 변동이 없습니다.